LOVE AND PEACE

전시 소개

의외의조합은 2017년 5월 13일부터 31일까지 변상환, 박성민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리뉴얼 개관 특별전 ‘Love and Peace’를 개최한다. ‘Love and Peace’라는 상투적이고 거대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의 주제는 ‘죽음’과 ‘인생’이기도 하고 ‘생성’과 ‘소멸’이기도 하며 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주제는 닐 영과 크레이지 홀스의 ‘Live Rust’ 앨범에 대한 두 작가의 대화에서 비롯되었는데 가장 보편적인 주제에 대해 상투적인 제목으로 전시하여 그 안에서 발생하는 역설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두 작가는 각자 전혀 다른 물성의 재료를 사용하여 그 힘이 서로 대치하며 조화를 이루는 모순적인 방식으로 독립된 두개의 방과 두 방 사이에 놓여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 분리되어 있는 듯 하나로 이어지는 이러한 공간 구성은 두 작가의 에너지가 수렴하는 동시에 발산하는 모호한 지점을 형성하여 2인전이 주는 묘한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더불어 성곽길의 푸르른 자연에 둘러싸인 전시공간은 전시 주제를 대비시켜 관객들에게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 소개

작가 변상환과 박성민은 학교 선후배 사이로 서로를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라고 말한다. 의외의조합의 일곱번째 기획전시 'LOVE AND PEACE'를 빛낼 두 작가다. 두 사람이 보내온 작가노트만 읽어봐도 이번 전시가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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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 페인트의 붉은색- 공사장의 H빔, 선박용 컨테이너, 을지로 철공소의 여러 사물을 코팅하고 있는, 가깝게는 주택 외관을 타고 흐르는 배관의 부식을 막기 위해 칠한 도료에서도 볼 수 있다. 이 경우 적벽돌 주택과 만나게 되면 자체로 보호색을 띠게 되어 더욱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아주 익숙하고 촌스러워 두 번 돌아볼 일 없는 흔하디흔한- 그 붉은 색.

방청(防청)-금속의 산화(酸化)를 막는다. 산화라는 단어 대신 부식이나 녹을 넣어도 무관하다.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본래의 화학 성분이 변하는 과정- 뜨거운 열과 빛을 내며 격렬하게 타오르는 장작불도, 음식이나 유기물이 부패하는 것도, 금속에 녹이 스는 현상 모두 ‘산화’한다로 표현할 수 있다. 즉 방청 페인트의 붉음은 그 표피 아래의 사물이 ‘산화’할 수밖에 없음을 상징하는 표식이기도 하다.

바니타스 Vanitas- 항상 죽음을 기억하라. 실없는 소리 하나. 삶(live)과 죽음(rust)을 아스라이 갈라놓는 방청도료의 그 붉음(red)을 보자. 어쩜 이리도 짙붉은지, 어쩜 이리도 바니타스 스러운 색으로 극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길에 채고 눈길 한번 받지 못할 만큼 흔하디흔한지. 심지어 가스 배관 뿐 아니라 모체인 적벽돌 외관 전부가 이 붉은 페인트로 칠해진 집들도 가끔 본다. 블랙코미디이다. ‘메멘토 모리’의 역설이다.

방청 페인트의 또 다른 역할은 최종적으로 의도하는 색을 뽑아내기 전에 금속 표면에 최초로 바르는 초벌(base)이기도 하다. 그림으로 치면 젯소 칠 과정과 같은데 그 위에 류트와 유리잔, 석류를 묘사하는 것이 아닌, 여기 한국에서는 두텁게 초벌만 겹쌓아 올려 기괴한 붉음을 만들어낸다. 행위로만 본다면 미니멀하기까지 하다.

허나, 진지할거 없다. 어찌 되었든 연출은 희극이 될 것이다.

변상환

2015년 서울과학기술대학원 조형예술과 수료
2012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2016년- ‘서늘한 평화, 차분한 상륙’- 스튜디오 MRGG
2016년- ‘단단하고 청결한 용기’- 윌링앤딜링

[단체전]
2016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우연사각’-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바벨’ -서울시립미술관

2015년
‘굿-즈’ - 세종문화회관
‘지금여기, 장님 코끼리 만지듯’ - 지금여기
‘삶은 어찌 이리 느리며 희망은 또 어찌 이리 격렬한가’-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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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시작하며 나는 자연스레 주어진 것의 이면에서 반대 요소를 찾아내고 있었다. 끊임없이 불안하고, 본래의 성질이나 용도를 달리한 요소들이 대치하고 있는 형상을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이었다. Angel은 관념적인 것이지만 사실적인 모습으로 등장해온 존재라는 점이 내가 좋아하는 지점과 닿아있다. 이번 전시에서 Angel은 나노클레이로 제작되었다. 하얗고 가볍고 부드러우며 무해하다. 거의 살갗에 가까운 질감과 성질이다.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기 적합하다.

경기에 맞춰 몸을 조각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계체량 측정, 상대를 분석한 전략과 실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오가는 힘의 균형, 뒤엉킨 팔다리와 수없이 주고받는 주먹 등 종합격투기 선수가 경기를 하듯 덩어리를 주물렀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근육처럼, 재료가 붙고 떨어지고 밀려나며 흔적이 생겼다.

손의 감각이 지나간 자리는 그대로 굳었다. 

박성민

2015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조형예술학과 졸업

[단체전]
2016년
‘굿-즈’ - 세종문화회관, 서울
‘가라, 껍데기’ - MRGG, 서울
‘우수졸업작품전’ -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작가 인터뷰

작가의 작업실은 항상 흥미롭다. 작가의 성격과 취향이 작업실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의외의조합이 한창 작업 중인 변상환 작가의 보문동 작업실과 박성민 작가의 공릉동 작업실를 방문했다. 작가의 작업 스타일에 대한 궁금함과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물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변상환     주변보다 조금 고도가 높은 언덕에 올라 조감하기를 좋아합니다. 
박성민     다양한 종류의 전시들과 이전에 제가 제작했거나 계획한 작업들에서 다음 작업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습니다. 오래된 미국과 러시아산 기계장치와 쇳덩이들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Q. 작업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작업과의 연관성이 있다면 부연 설명 부탁드려요.

변상환     암벽등반을 즐깁니다. 잘 오르기 위해 바위를 잘 만지고 잘 쥐는 것, 작업에서 재료를 익히고 잘 다루는 것과 닮았습니다. 
박성민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여가시간에 오래된 음향기기나 악기들을 뜯어보고 쌓아놓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다루는 재료는 무엇이며 이번 전시에는 어떻게 적용하셨나요?

변상환     무엇 VS 무엇, 대비를 즐깁니다. 재료의 유쾌하고 허무한 조합을 즐기고 고전을 차용해 지금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표면에 칠해진 붉은 색 안료와 덩어리를 이루는 테라코타 재료가 충돌합니다. 또한, 고전의 양식에서 빌려온 도상들도 볼 수 있습니다.
박성민     주로 손으로 제작한 회화와 입체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아용 나노클레이를 손을 사용하여 인체크기의 입체작업을 시도했습니다.

Q. 2인전이기 때문에 신경 썼던 점은 무엇인가요?

변상환     한 공간에서 열린 2명의 개인전이 아닌 느슨하게 서로를 연결하는 기획이 있고, 동시에 상이한 서로의 작업 사이에 충분한 여백을 두고자 했습니다.
박성민     전시할 공간을 사용하고 작업을 배치하는데 있어서 서로를 배려하며 최대한 좋은 결과를 도출해야한다는 것이 가장 신경이 쓰였습니다.

Q. 의외의조합에서 전시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변상환     의외의 조합으로 오르는 성곽길 주변 풍경들이 좋았습니다. 공간 이름에서처럼 ‘의외의 조합’을 기대하는 기획도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박성민     함께 전시하는 작가로부터 의외의조합을 소개받았고 재밌는 공간에서 재밌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전시를 결정하였습니다. 

작가의 책 읽기

작가는 어떤 책을 읽을까? 의외의조합은 두 작가에게 책 읽기 목록을 부탁했다. 이 책들의 내용이 알게모르게 이번 전시, 혹은 그들의 예술관에 영향을 끼쳤을지 모르니 한번 눈여겨 보자. 작가의 책 일기 목록 중 다음 세권은 전시 기간동안 의외의조합 1층에서 전시, 판매된다.

카페 림보   김한민 (지은이) | 워크룸프레스 | 2012 | 가격 15,000

변상환's COMMENTS
"오늘부로 바퀴족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피를 흘려도 물러서지 마라. 그 피로 기록하라!"
"우리의 지옥, 그들의 천국을"
(림보족 선언문 中)

취향   박상미 (지은이) | 마음산책 | 2008 | 가격 15,000

박성민's COMMENTS
취향을 저격한 즐거운 책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08 | 가격 8,000

변상환's COMMENTS
내가 그대 심장을 정확히 겨누어 쏜 총알을 잘 익은 밥알로 잘도 받아먹는 그대여 (식후에 이별하다 中)

플레이리스트

작업하는 사람들에겐 각자의 노동요가 있다. 작업의 능률을 올려주기도 하고 작업자에게 영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대개는 작업자가 작업 중 포기하고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의외의조합은 두 작가의 노동요가 궁금해졌다. 두 작가가 그들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한다.

변상환's PLAYLIST

Sergio Mendes - Emorio
Sergio Mendes -The look of love
Sergio Mendes -Water of march
Gente de zona - Homenaje al beny
Pete Rodriguez - I like it like that
Courtney John - Lucky man
Stephen Marley - The traffic jam
Stephen Marley - Rock Stone
Soundgarden - Superunknown
Audioslave - Like a stone
아이유 - 금요일에 만나요
말로 - 벗꽃지다
레드벨벳 - 러시안룰렛
레드벨벳 - 행복
캐스커 - 향

박성민's PLAYLIST

Black Rebel Motorcycle Club - Rifles
Nine Inch Nail - 31 Ghosts IV
Nine Inch Nail - 1,000,000
Nine Inch Nail - Head Down
Nine Inch Nail - Wish
Nine Inch Nail - Terrible Lie
Tool - Pot
Band of Skulls - Lay My Head Down
Jack White - High Ball Stepper
Queens of the Stone Age - Sick, Sick, Sick

의외의조합은 관람객이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인 전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3주 베이스로 전시를 진행하고 각 주의 주말마다 파티, 이벤트, 워크샵 등을 열 계획이다. 이번 'LOVE AND PEACE' 전시는 오프닝 파티와 아티스트 토크로 구성된다. 즐길 일만 남았다.

2017. 5. 13. SAT. 5PM

OPENING

의외의조합의 오프닝은 오프닝이라기 보단 파티에 가깝다. 부담 없이 와서 전시도 보고 파티도 즐기자.

2017. 5. 24. WED. 7PM

ARTIST TALK

작업을 보다보면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 두 작가가 직접 이번 전시와 지난 작업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7년 5월 13일 오후, Love and Peace 전시의 오프닝이 열렸다. 많은 동료 작가와 관계자를 비롯하여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오프닝을 마쳤다. 아래 사진을 누르면 의외의조합의 인스타그램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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