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Pressure

2017. 9. 9. — 9. 30.
문연욱 개인전

UNDER PRESSURE

다채로운 색감과 발랄한 형태 속에 숨겨진 긴장감은 오래도록 내 작업의 주제가 되어왔다. 작업의 주재료로 사용된 흙은 도자 영역 안에 국한되는 기존의 인식 (실용적인 쓰임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성형하고 열을 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변화하는 물성을 가진 하나의 재료로써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연하고 부드러운 흙의 가변성은 높은 온도에서 구워져 단단하지만 깨지기 쉬운 연약함으로 전환되며, 이러한 재료의 이중성이 철이라는 차갑고 날카로운 재료와 만나 선명히 대조된다. 또한 짓눌리고 뭉개지는 익살스럽고 유동적인 형태의 덩어리들은 직선적 형태를 띠는 철제나 밧줄 등과 대비되어 그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화려하게 위장한 개체들은 관찰자로 하여금 내포하고 있는 그 불안정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숨기고 있으며, 색을 흩뿌리고 흔드는 자유로운 행위를 일정하게 정해진 틀 안에 가두어 분출하는 에너지가 제한된 형태 속에서 충돌을 일으킨다. 이 모든 표현 방식들은 나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 이를테면 두려움이나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불안함 등을 나만의 유머와 위트로 둔갑하는 과정이자, 관찰자를 유인하고 속이는 놀이이기도 하다.